손성철 티에스씨시스템 사장

[인터뷰] 티에스씨시스템 손성철 사장

지그비(Zigbee)가 디지털홈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스마트홈네트워크쇼의 부대 행사로 마련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대상 시상식’에서 지그비 기술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벤처기업 티에스씨시스템이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는 IEEE 802.15.4 표준 중 하나이면서도 아직 국내에서는 개발 움직임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지그비 기술로 장관 표창을 받은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이 작은 벤처가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티에스씨시스템의 지그비 기술은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시범서비스에서 도어락·창문/커튼 제어·가스/전기 잠금·가전제품 제어 등 기존에 유·무선 랜이나 전력선 네트워크가 담당하던 부분을 대체, 완벽한 ‘u(유비쿼터스)-홈’을 구축하는 기반을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거리에서 신호를 주고받는데 탁월한 장점을 가진 지그비 기술의 특성을 이용해 집 안 곳곳에서 가족 구성원을 인식,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만을 제공하는 USN(User Sensor Network:사용자 인식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구현함으로써 단순한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를 넘어 ‘지능형홈’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성철 티에스씨시스템 사장은 “지그비 기술이야 말로 모든 주택에 적용할 수 있고, 완벽한 ‘무선 디지털홈’을 이루는 핵심 열쇠”라며, “지그비 기술이 디지털홈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성철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그비는 어떤 기술인가?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는 IEEE 802.15.4 표준 중 하나로 다른 무선 통신기술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능형 홈네트워크·산업용기기 자동화·환경 모니터링·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지만, 하나의 무선 네트워크에서 여러 기기를 연결할 수 있고 신호제어가 쉽기 때문에 홈네트워크 분야에 특히 이로운 기술이다.”

-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서비스에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SK텔레콤이 티에스씨시스템의 지그비 기술을 인정해 협력업체로 선정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지그비 기술 개발에도 많은 지원을 받았다.

현재 우리 회사의 지그비 기술은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시범서비스에서 도어락·창문/커튼 제어·가스/전기 잠금·가전제품 제어 등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지그비 기술이 폭넓게 이용되면서 ‘무선’ 홈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시범서비스에서는 가정마다 지그비 기술이 탑재된 레지던셜 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창문·조명기구·가스밸브 등에 초소형 ‘지그비 노드(nod)’를 장착함으로써 100% 무선 디지털홈을 구현했다.”

- 지그비는 디지털홈에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나?

“지그비는 근거리에서 신호를 제어하는데 탁월한 장점이 있고, 무선랜·블루투스 등 데이터 통신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들보다 대역폭에 부하를 덜 준다는 것이 매력이다. 또한 전력 소모가 적다는 점도 디지털홈 구축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그비 기술로 만들어진 동글은 AAA 알카라인 건전지 하나로 1년 이상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선랜·블루투스처럼 가전제품이나 창문을 제어하는 센서 장치에 전원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신축 건물뿐 아니라, 디지털홈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기축 건물에서 서비스를 하더라도 기존 방식처럼 전선을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지그비 노드나 휴대폰용 동글 등 지그비 기술을 이용한 각종 기기들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지그비 기술을 이용해 USN 서비스도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

“USN을 기반으로 한 ‘ZBPMS(Zone Based Personalized Multimedia Service)’가 제공된다. ZBPMS는 거실에 있는 아빠에게는 뉴스 서비스를, 아이가 방에 들어가면 학교의 과제물이나 최신영화 정보를, 방에 있는 엄마에게는 요리정보나 건강정보를 뿌려주는 서비스다.

ZBPMS는 나이·직업·시간대 별로 서비스를 나눌 수 있어 30대 가장의 경우 아침에는 날씨나 교통정보를, 저녁에는 뉴스나 주식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좋아하는 야구경기를 평일에 미처 보지 못했다면 휴일 낮 시간에 이 가장이 모니터 앞에 왔을 때 VOD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한다.”

- 이번 홈네트워크쇼에서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가 있는가?

“이번 홈네트워크쇼에서는 이 ZBPMS의 새로운 모델인 ‘디지털 액자’를 선보였다. 기존의 디지털 액자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연인이나 가족,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수단이었는데, 지그비 기술이 도입되면서 USN 서비스 단말기 역할도 하게 된다.

지그비 휴대폰을 가진 사람이 디지털 액자에 다가가면 액자의 지그비 칩이 휴대폰의 지그비 칩과 통신을 해서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이나 개인의 일정이 액자에 나타난다. 또, 해당 사용자를 인식해 그 사용자가 즐겨 보는 맞춤형 뉴스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지그비 기술을 이용하면 직장에서 집에 혼자 있는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지그비 칩을 강아지 옷이나 목줄 등에 달아놓으면, 강아지가 밥그릇(지그비 칩이 내장된) 근처에 왔을 때 휴대폰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알맞은 양의 사료를 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전력선 네트워크로 제어했던 가전 제품 중 일부도 지그비로 제어하기 시작했다.”

-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지그비는 기존 유선 디지털홈을 무선 디지털홈으로 바꾸는 핵심 열쇠다. 또한 사용자에 최적화된 ‘지능형 홈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객에게 더욱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술개발에도 더욱 매진해야 하겠지만,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그것을 서비스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 이런 부분에서 고객의 고민에 한발 더 다가갈 때 디지털홈은 기술로서만이 아니라, 수익모델로서도 가치가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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